무료한 일상이 지겨웠던 물고기씨(2)는 탈출을 감행하기로 했다.

어항 속이 세상의 전부라고 믿고 있던 그에게는 엄청난 결심이었다.

그는 주인이 잠든 틈을 타 몰래 어항을 뛰쳐나와 창문을 넘었다.

밖엔 눈이 내리고 있었다..

들키지 않게 지느러미를 조심조심 한걸음 한걸음 옮기며

천천히 세상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나는 아침햇살에 눈을 떠보니

물고기 한마리가 어디론가 급하게 가고있음을 발견했다.

"어? 이봐 여긴 당신이 있을 곳이 아니야... 어서 어항으로 돌아가"..

내 말을 못들었는지 그냥 지나치려 한다..

"이봐 당신 여기 있으면 죽는다니까..!!!"

그제서야 그는 나를 보며 입을 열었다.

"죽을 줄 알면서도 여기까지 달려왔소. 후회는 없소"

라고 말하며 나에게서 멀어져갔다.

그는 아마 바다로 간 거 같다.

아직 그의 음성이 내 귓가에 맴도는 듯 하다.

우리네 인생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작은 선택이 인생의 행로를 바꾸어 놓기도 한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고 선택에는 후회가 따른다.

나는 그의 선택이 부러울 뿐이다.

죽음을 담보로, 후회없는 선택.. 나는 살면서 한번도 못해 볼

그런 것일것 같다.



그는 죽어도 행복할 것이다. 스스로 선택하였으므로.

또 후회없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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